<한글 미니 팝업북>은 한국 고유의 문자 ‘한글’을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책 안에 입체적으로 구현한 작품으로, 한글의 구조적 아름다움과 조형적 가능성을 새롭게 보여주는 팝업북입니다. 이예숙 작가는 한글이 가진 조형적인 아름다움에 주목하고, 자음과 모음을 단순한 글자가 아닌 움직임과 공간을 가진 입체 구조물로 재해석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한글의 창제 원리를 시각적으로 이해하고, 글자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확장되는지를 직접 경험하도록 설계된 독창적인 아트북이면서 동시에 한글을 교육하는 도구로도 훌륭한 작품입니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자음 팝업 구조와 투명 모음 카드 시스템의 조합입니다. 자음은 각각의 음가와 형태적 특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각도와 층위로 구성되며, 펼쳐질 때마다 글자가 하나의 조형물처럼 살아납니다. 특히 자음 구조를 ‘기둥-획-공간’의 개념으로 나누어 설계하여, 팝업북이면서도 건축적 조형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투명한 모음 카드는 자음 팝업 위에 겹쳐 사용할 수 있어, 독자에게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 투명 카드 시스템은 한글의 ‘조합형 문자’라는 특징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동시에, 팝업북이라는 매체에 흔치 않은 인터랙티브한 요소를 부여합니다.
이예숙 작가는 일러스트레이션과 종이 구조 디자인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팝업 아티스트로, 오랜 시간 축적된 시각적 감각과 구조적 사고력이 작품 전반에 녹아 있습니다. <한글 미니 팝업북>은 단순히 예쁘고 재미있는 팝업북이 아니라, 한글의 원리와 아름다움을 탐구한 ‘개념 기반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독창성이 두드러집니다. 자음의 획과 공간은 시각적으로 정제되고 균형감 있게 재구성되었으며, 모음 카드의 투명도, 비율, 위치 역시 반복된 작업을 통해 최적화하였습니다. 작가의 세련된 감각은 색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자음의 팝업 구조는 단정한 흑백 대비로 이루어져 한글의 기본 형태를 강조하고, 투명 모음 카드는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전체 조화를 이루며 기능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충족시켜 줍니다.
또한 <한글 미니 팝업북>은 ‘작은 책 안에 담긴 거대한 구조’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합니다. 완성본은 손바닥만 한 크기지만, 펼쳐지는 순간 그 안에 숨겨져 있던 공간과 입체 구조가 드러나며, 책의 물성이 확장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예숙 작가는 책이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매체를 넘어 손으로 열고, 움직이고, 조작하며 경험하는 오브제가 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습니다. 이 작품 역시 그 철학의 연장선에 있으며, ‘작은 책 속의 조각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작품은 한국 문자 문화의 독창성을 국내외 관람객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한글이 가진 과학성과 디자인적 우수성을 팝업 구조에 접목함으로써, 언어·예술·교육을 잇는 다층적인 의미를 완성합니다. 특히 해외에서도 이해하기 쉽고 즉각적인 시각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어, K-일러스트레이션 페어와 같은 국제적 전시에서 한글의 매력을 소개하는 대표 작품으로 손색이 없습니다.